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스페인 여행하기 전 읽으면 좋은 여행 에세이 [진짜 스페인은 시골에 있다] - 책 리뷰

by El mundo 2022. 5. 27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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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책은 스페인뿐 아니라 21세기 지속 가능한 지구를 희망하는 여행가들을 위한 여행 에세이이다.

책 속의 사진들도 인상깊었다.

진짜 스페인은 시골에 있다, 도발적인 제목이다. 마드리드, 바르셀로나 세비야는 가짜 스페인인가? 거기에 더해 2021년 우수출판콘텐츠에 선정된 작품이니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 수필 장르를 너무 좋아하는 나는 이 책을 읽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.

 

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가 쓴 이 책은 교수가 썼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운 비유와 너무 고급진 감성(?)이 가득할까 걱정했는데, 친근하며 쉽고 또 공감이 가는 한 마디로 술술 읽히는 여행 에세이였다.

 

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왜 진짜 스페인은 시골에 있는지, 그리고 이 여행팀이 발길이 닿기 힘든 시골만은 골라 찾아갔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. 그 여정 가운데 이 책은 스페인만 아니라 우리나라, 더 나아가 우리 인류가 어떻게 해야 우리의 소중한 지구의 각 지역의 자원들을 지속 가능한(Sustainable) 상태로 우리도 즐기고 우리의 후손들에게 이어줄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.


책의 첫 부분부터 관광명소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도 없다고 작가 스스로 밝히고 이야기가 시작된다.

솔직히 이 책에 나온 모든 곳이 시골은 아니다. 빌바오, 산 세바스티안, 마르베야 그리고 론다를 단순히 시골이라고 한다면, 스페인에 대해 알던지, 스페인에 살았던 사람들이라면 “무슨 소리야?”라고 할 수 있다.

 

하지만 산 세바스티안에서는 빠이스 바스코만의 문화인 초코에 대한 이야기를, 론다에서는 그 유명한 다리가 아니라 다리 밑 그 누구도 전해주지 않았던 그들의 문화와 음식에 대한 이야기만이 쓰여있다.

 

또한 레온, 엑스트레마두라 등 한국인 아니 전 세계의 여행객들 모두가 흔히 지나치거나 방문하지 않는 그 지역들의 식문화 이야기도 매우 흥미롭다.

 

개인적으로 스페인에 살 때, 아스투리아스 지방을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. 이유는 황당한데, 매일 내가 사 먹던 우유가 아스투리아스에서 생산된 우유였고, 내가 지내던 발렌시아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에 한 번은 가보고 싶었다. 이 책 초반부에도 아스투리아스의 시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, ‘다음번엔 정말 꼭 그곳을 방문하겠다’는 굳은 의지가 생기면서도 ‘저곳 찾아가기는 정말 쉽지 않겠네’ 하는 전혀 상반된 두 가지 생각이 같이 들었다. 그만큼 이 책에 나오는 곳들은 외지고 알려지지 않은 그러나 눈을 뗄 수 없는 이야기들의 연속이다.

 

 


희귀 재래 동물을 보존하며 개체의 수를 늘리는 방법은 역설적이게도 그것을 많이 소비하는 방법뿐이다.

나는 교촌치킨을 좋아한다. 그런데 교촌의 닭은 너무 작다. 사실 한국에서 소비되는 닭은 다 작은 편이다. 닭을 사이즈로 구분하는데 한국에선 대부분 10호 닭을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다. 갑자기 뜬금없이 웬 닭 이야기냐고? 왜냐하면, 이 책에서는 우리나라 닭 크기의 2배에 육박하는 닭들이 나온다.

이뿐만이 아니다, 우리나라의 제주도 흑돼지와 같은 빠이스 바스코 지역만의 전통 돼지 품종, 최고급 하몽으로 분류되는 베요따 이베리코 돼지 등 스페인에서 만날 수 있는 그 지역만의 재래품종에 대한 스토리가 책 전체에 가득하다.

스페인하면 하몽이지, 그런데 이것도 종류가 여러개라고?

이 책에서 알게 된 사실은 모든 가축에는 품종이 있다는 것이다. 사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것인데, 이런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…… 그러니까 제주도 흑돼지라고 해서 한 가지 흑돼지 품종이 아니고 그 안에서도 여러 가지로 나누어지며, 또한 그중에서 몇 품종은 제주도 그리고 한국만의 전통 재래품종 돼지이지만 외국에서 유입된 품종도 흑돼지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.

 

흔히 우리는 멸종 위기 생물이라 하면 보존하고 지켜야 한다 생각을 한다. 하지만 이 책에서는 정반대의 의견을 제시하는데, 역설적으로 지키고 싶다면 그것을 더욱 소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. 세계에 수많은 값싸고 경제적으로 유리한 소들이 많음에도, 한국에서 한우라는 품종이 한국에서 계속해서 사육되고 그 개체수도 줄어들지 않는 것일까? 그 이유는 많은 한국인들이 한우를 소비하며 그 수요가 줄지 않기 때문이다. 스페인 각 지역의 재래품종들이 어떻게 멸종의 위기를 벗어났는지 그리고 그 방법이 한국과 전 세계에서도 충분히 적용이 가능하다고 작가는 이야기한다. (사실, 한우를 빗댄 표현은 올바른 방법은 아니다, 왜 틀린 것인지는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!)

 


https://bit.ly/37MiDEu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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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국에서 조금이라도 스페인 하몽을 맛보고 싶다면....


남들과는 다르면서도 지구의 미래를 생각하는 여행은 특별하다.

 

알려지지 않고, 찾아가기 힘든 지역 거기에 대해 재래품종 및 동물복지에 신경을 쓴 음식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았기에, 이 책에 나오는 음식들은 기존의 음식보다 비싸다. 또 숨겨진 하지만 고급 레스토랑들이 나온다. (물론 저렴한 음식점도 많이 나온다!) 하지만 작가는 계속해서 말한다, 지속 가능한 사회, 지속 가능한 생태계 더 나아가 지속 가능한 지구의 미래를 꿈꾼다면, 조금 비싸더라도 이런 식문화를 즐기고 퍼뜨려야 한다고.

 

책에 나온 음식점들을 구글 지도에서 찾아보았다. 정말 비싼 곳들도 있었고, ‘어떻게 저곳을 갔을까, 나는 못 갈 것 같은데’ 하고 막막한 느낌을 주는 곳도 있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, 이 책을 끝까지 읽은 뒤 ‘이 책에 나온 곳 중 한 곳은 꼭 가서 나도 경험하고 음식을 먹어봐야겠다’라는 다짐을 하게 된다.

아직 해외여행 경험이 없거나 많지 않은 분들에게 이 책의 여행법은 어울리지 않는다. 하지만 외국에서의 삶을 경험했거나, 조금은 특별한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마음속에 불을 지피는 책이라 말하고 싶다.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를 여행하는 것은 어렵고 두려운 일이다. 하지만 그 특별함은 어느 여행과도 비교할 수 없다. 그 특별함에 지구의 미래를 위해 아주 작지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, 그것만큼 기억에 남는 여행기는 없을 것이다. 그리고 그러한 여행을 자연스럽게 희망하게 해주는 책이 바로 이 “진짜 스페인은 시골에 있다”이다.

 

이 책을 끝내고 나니, 작가의 전작인 진짜 프랑스는 시골에 있다 역시 빨리 읽고 싶어졌다.

다음은 너다.
 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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